운전면허를 딴 지 벌써 7년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시내 운전조차 버거워서 감히 운전대를 잡아볼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저의 운전면허는 그저 신분증 대용일 뿐, 장롱 속 깊이 잠들어 있었지요.
저희 시댁이 멀어서 명절이나 가족 행사가 있을 때마다 늘 남편이 혼자 운전을 했습니다. 장시간 운전하는 남편에게 늘 미안한 마음뿐이었고, 저도 옆에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이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특히 고속도로는 차들이 쌩쌩 달리는 모습만 봐도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작년에 시어머니께서 갑자기 편찮으셔서 급하게 내려가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하필 남편은 출장 중이었고, 저는 아이를 데리고 KTX를 타고 내려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제가 운전만 할 수 있었더라도... 하는 생각에 가슴을 치며 후회했습니다. 그때 운전 연수를 결심했습니다.
이번에는 고속도로 주행까지 가르쳐주는 연수를 꼭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군데를 알아보다가 고속도로 연수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4일 10시간 연수 코스에 40만원 중반대의 비용이었습니다.
솔직히 비용이 좀 부담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시댁 방문이나 혹시 모를 비상 상황에 대비해서 제가 운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큰맘 먹고 연수를 신청했습니다. 고속도로를 운전할 수 있게 되리라는 기대감에 떨렸습니다.
1일차 연수는 정말 오랜만에 잡는 핸들 때문에 온몸이 굳어버렸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깨에 힘 빼세요, 괜찮아요'라며 계속해서 격려해주셨습니다. 집 근처 아파트 단지 안에서 기본 주행 자세와 브레이크, 엑셀 감을 다시 익혔습니다.
백미러와 사이드미러를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 그리고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시선은 멀리 보고, 차가 나아가는 방향을 보세요'라고 조언해주셨는데,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점차 익숙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2일차에는 시내 도로로 진입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역시 차선 변경과 유턴이었습니다. 특히 유턴할 때 핸들을 언제 돌리고 언제 풀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해 계속 헤맸습니다. 선생님은 '핸들 다 돌리고, 차가 돌아가는 거 보면서 천천히 풀어요'라고 상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서울대입구역 주변의 복잡한 도로에서 차선 변경을 몇 번이나 실패했습니다. 끼어들기 타이밍을 잡지 못해 식은땀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제 실수를 꾸짖기보다는 '괜찮아요, 다시 시도하면 돼요'라고 끊임없이 용기를 주셨습니다.
대망의 3일차, 드디어 고속도로 진입이었습니다. 서해안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주행했는데, 진입 램프에서 가속하는 타이밍을 잡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합류 지점에서 속도 충분히 내세요!'라고 소리쳐주셔서 겨우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고속 주행 중 차선 유지와 앞차와의 간격 조절은 시내 운전과는 또 다른 긴장감을 주었습니다. '시선을 멀리 두고, 한 차선만 보세요'라는 선생님의 조언은 고속도로 운전의 필수 팁이었습니다. 제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4일차에는 다시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휴게소에 들러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에서 전진 주차와 후진 주차를 몇 번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고속도로 출구를 빠져나오는 연습까지 완벽하게 마쳤습니다. 선생님께서 '이제 혼자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겠어요'라고 말씀하셨을 때 정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운전 연수를 받기 전에는 고속도로는 저에게 미지의 영역이었고, 시댁 방문은 늘 남편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도 당당하게 고속도로를 운전해서 시댁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수 끝나고 바로 다음 주말에 시댁에 혼자 운전해서 다녀왔을 때 시부모님도 깜짝 놀라셨고, 저 자신도 정말 대견하다고 느꼈습니다.
운전은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저에게 큰 자신감과 독립심을 선물해주었습니다. 고속도로 공포가 심한 장롱면허 운전자분들이라면, 고속도로 연수가 포함된 프로그램을 꼭 받아보시라고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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